경찰이 수사 전담하는데…광역수사단은 정작 기피 부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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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기자 작성일2026-09-03 10:38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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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기자= 다음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경찰이 수사를 온전히 전담하게 된다. 정작 경찰 내부에서는 시·도경찰청 광역수사단(광수단) 등 핵심 수사 부서 근무를 꺼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과중한 업무에 비해 인력 등 수사 여건이 보장되지 않고, 주요 사건 처리 부담은 크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부족한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광수단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거나 복수 이상의 경찰서 관할이 걸친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내 핵심 수사 조직이다. 주요 수사 인력이 배치돼 반부패·공공범죄·마약범죄·국제범죄·광역범죄 등 영역을 수사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현재 서울경찰청과 경기남부경찰청 등에만 있는 광수단을 다른 지역까지 확대 설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검사의 수사권이 사라지고 경찰이 수사를 전담하는 개정 형소법이 시행되면 광수단의 역할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대범죄수사청이 주요 7대 범죄 수사를 맡지만, 경찰은 이를 포함한 모든 사건에 대한 수사권을 갖고 있다. 경찰이 담당할 중요 사건은 ‘경찰 특수부’ 격인 광수단에 집중 배당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도 서울경찰청 광수단이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13개 비위 의혹 사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사건 등 대형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광수단의 역할과 위상 강화에도 경찰 일각에서는 광수단 내 공공범죄·반부패수사대 등 주요 부서를 기피하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주요 수사가 몰리지만 인력 부족 등 수사 업무 여건이 열악한 점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경찰 내 주요 수사 부서를 경험한 간부 A씨는 “광수단 주요 부서가 최근 기피 부서가 됐다”며 “자의로 가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수사계통에서 오래 근무한 간부 B씨는 “검찰 폐지로 광수단 비중과 권한이 커지는 것 같지만 결국 직원들 입장에서는 일이 많아지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일선 경찰서에서 수사를 담당하는 간부 C씨는 “인력은 부족한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온갖 사건을 맡으니 기존 인력까지 빠져나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찰 일각에선 광수단 기피 현상을 “엑소더스(대탈출) 수준”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사건의 수사에서 역량과 공정성 등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김병기 의원 사건과 방시혁 의장 사건 등에서 장기간 수사가 늘어지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개정 형소법 시행을 앞두고 광수단의 수사 역량이 경찰 전체의 수사력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여겨지며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수사 독립성이 보장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인식도 광수단행을 꺼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수사 체계상 광수단은 소속 시·도경찰청장과 국가수사본부의 수사 지휘를 받는다.
광수단이 송치나 구속영장 신청 등 처분 방향을 잡아도 국수본 등 상급 기관 판단이 다를 경우 수사가 진전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청 광수단이 김 의원 사건을 결론 내지 못한 게 국수본과의 견해차 때문이라는 얘기가 꾸준히 거론됐다.
이런 측면에서 국수본이 중요 사건 수사에서 정치적 외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광수단이 “일은 많고 욕만 먹는” 조직이 됐지만 인사 고과 등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주요 기피 원인으로 거론된다.
간부 B씨는 “일하고 싶어하고 유능한 이들이 지원하는 조직이어야 수사 역량을 끌어올리는 게 가능하다”며 “성과를 내면 승진이 잘 되고 조직 위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은 (수사 현장보다) 경찰청·서울청 등 내근직이 승진도 빠르고 잘 풀린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라 했다.
최근에는 변호사 자격이 있는 경찰관들의 법무법인 이직이 이어지는 등 수사 인력 유출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수본은 지난해 8월 출범 5주년을 맞아 “수사권 개혁 초기 수사 부서 기피 현상으로 경정·팀 특진 도입, 경찰 자체 인력 재배치 등 여건을 개선했다”며 “수사 부서 인력의 체질도 개선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형사사법 체계 대수술로 경찰 역할이 더 커진 상황에서 안정된 여건하에 수사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제도·환경 개선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