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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살인 잇따르는데…‘이혼 중 폭력’ 통계조차 없다.
"판단조사표에도 관련 항목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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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기자 작성일2026-09-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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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규기자=     이혼 과정에서 배우자 대상의 스토킹·감금·폭행·살인 등의 범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이혼 소송 중 발생한 가정폭력’에 대한 통계가 별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 별거, 동거 종료 등 이별 경험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상대방으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인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관련 데이터 확보 및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경찰은 이혼 소송 중 발생한 가정폭력 현황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 

가정폭력처벌법에서는 가정 구성원의 범위를 ‘배우자 또는 배우자였던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지만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은 부재한 셈이다.

경찰의 범죄 수사 규칙에 따르면 가정폭력 현장에서 긴급 임시·응급 조치 결정을 내릴 때 필요한 통합 판단조사표의 ‘사건 유형’에는 이혼과 관련된 항목이 포함돼 있지 않다. 

반면 가정 구성원의 정의에 포함된 ‘사실상 혼인 관계(사실혼)에 있는 사람’에 대한 사건 유형은 따로 관리 중이다. 

해당 조사표에서 이혼과 관련된 내용은 피해자 면담을 통한 문답에서 ‘가해자의 행위를 더 심하게 만드는 요인’에 대한 답변의 예시로 제시된 이혼, 양육권 다툼, 법원 명령뿐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혼 소송 과정에서 스토킹·감금·특수폭행·살인 등 각종 범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관련 통계에 기반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2024년 8월에는 이혼 소송 중인 30대 여성의 주거지에 침입해 피해자를 폭행한 뒤 임시 조치를 받은 40대 남성이 피해자를 재차 찾아가 스토킹 및 가정폭력처벌법(임시 조치)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이혼 소송 중인 여성의 집을 찾아가 경고를 받은 30대 남성이 이후에도 수십 차례 문자와 전화를 하고 피해자가 운영하는 업장을 예약해 스토킹 혐의로 송치되기도 했다.

여기에 이달 경기 광주에서는 가정폭력을 피해 피신해 있던 아내의 주거지를 찾아 흉기로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까지 발생하며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가 이혼 소장에 적힌 피해자의 임시 거주지 주소로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피의자는 어린 자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돼 사회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이혼 과정에서 여러 차례 범죄가 발생하고 있지만 현행 판단조사표상 이혼은 가해 행위를 악화시키는 요인의 예시 중 하나로 제시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혼만으로 가정폭력 고위험군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면서도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혼에 관한 내용을 별도 분류나 통계로 관리할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방과의 이별 전후로 폭력을 경험한 여성의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관련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성평등가족부가 올 7월 발표한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혼, 별거, 동거 종료 경험자의 50.0%가 이별 전후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중 하나 이상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대비 여성의 피해는 54.5%에서 59.6%로 늘어난 반면 남성은 47.4%에서 40.0%로 줄었다.

폭력 경험자들 중 80.9%가 외부에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없다고 응답해 이들이 꾸준히 피해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사 결과 ‘경찰(1.1%)’에 도움을 요청한 비율은 ‘이웃이나 친구(10.7%)’ ‘가족이나 친척(10.1%)’ 등과 비교해 크게 낮았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그 순간만 넘기면 돼서(62.8%)’라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이어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57.3%)’ ‘자녀들을 생각해서(35.9%)’ 순으로 실제 피해자들은 경찰 신고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박지영 법무법인 흰뫼 파트너 변호사는 “가해자가 이혼 소장 송달을 받거나 피해자가 주거지를 이탈해 별거에 들어가는 시점은 보복성 중범죄가 발생하는 가장 위험한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며 “가정폭력 전과가 있는 가해자와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경찰과 법원을 상대로 일반적인 신고 수준을 넘어선 선제적이고 강력한 보호 제도를 적극적으로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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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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