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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거머쥔 ‘공룡 경찰’…조직부터 통제까지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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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기자 작성일2026-09-0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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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규기자=      오는 10월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검사의 수사권이 사라지고 경찰이 형사사건 수사의 중심에 서게 된다. 경찰이 수십년간 그토록 바라던 ‘수사권 독립’의 완성이다.

경찰에 수사 권한이 집중되면서 조직 안팎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제주 실종 사건과 장윤기 사건 등 경찰 조직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이어지며 국민적 우려가 커졌다.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김종철 경찰청 차장은 2일 “경찰에 대한 국민 불신이 임계점을 넘어선 것 같다. 국민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어떻게 추슬러야 할지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수사 독립성을 보장하면서도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실효적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새 형소법 시행으로 수사 주체는 사법경찰로 일원화되고 검사는 공소제기·유지만 담당한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은 물론 보완수사권마저 완전히 폐지되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검사의 관여 정도는 대폭 줄어들게 된다.

경찰은 대신 공소청(현 검찰청) 검사의 보완수사·재수사 요구 등을 통해 수사를 통제받는다. 공소청은 경찰 송치 사건의 공소제기 여부와 경찰이 신청한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은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원칙적으로 보완수사 요구를 1개월 이내에 이행하고, 1개월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면 고소인 등이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공소청은 불송치가 위법·부당하다고 판단하면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재수사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공소청장이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청할 수도 있다. 상급 수사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해 재수사 요구도 가능하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7대 중대범죄를 전담 수사하는 동시에 아동학대·성범죄 등 이른바 ‘사회적 약자 범죄’에 대한 보완수사도 맡게 된다. 

경찰의 사회적 약자 사건 수사가 공소청의 보완수사 요구와 중수청의 보완수사로 견제받을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이런 구조만으론 경찰 수사를 온전히 통제·견제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장윤기 사건에서는 경찰인 그의 아버지가 직접 증거인멸에 나선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었다. 수사 지휘 책임이 있던 박성주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등 4명은 사안을 은폐하려 한 의혹을 받으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제주에서는 30대 여성의 실종신고를 받고도 담당 경찰이 이를 해결된 것처럼 조작한 결과 여성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새 형소법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장씨 등 사건으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경찰은 수사권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각종 내·외부 통제 장치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피해자 보호 약화 등 우려에 대응해 경찰청에 수사 절차 적법성을 살피는 ‘수사감사계’와 사건 완결성을 점검하는 ‘수사심의계’ 조직을 만든다. 

검사가 요구한 보완수사의 이행·점검을 전담하는 부서도 하반기 인사에 맞춰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사건 관계인의 이의제기에 따라 수사 적정성을 심의하는 경찰수사심의위원회 권한 강화에도 나섰다. 

연내 경찰법 개정을 통해 수사심의위를 법제화하고, 수사심의위 내부에 사회적 약자 사건을 전담하는 소위원회를 두겠다는 구상이다.

경찰은 국가경찰위원회 내부에 외부 주도의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설치하는 등 국가경찰위 실질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조사기구를 통해 경찰이 종결한 불입건 결정과 관리 미제 등 사건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의 거수기라는 평가를 받는 국가경찰위를 행정위원회로 격상해 경찰 통제라는 본래 취지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경찰이 마련한 통제방안을 놓고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기관이 연간 처리하는 전체 형사사건이 250만건인데, 수심위는 하루에 몇 시간 동안 사건 1건을 심의한다”며 “국민 여론이나 전문가 의견을 알아보는 차원에서 하는 것일 뿐이라 일반 사건 수사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검사의 보완수사 폐지와 맞물려 국수본의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을 상대로 한 검사의 수사 통제 기능이 약화하면서 경찰 윗선이 수사에 개입할 개연성이 있다는 얘기다.

국수본은 경찰 수사의 컨트롤타워로, 전국 시·도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의 수사 업무를 총괄 지휘·감독한다. 국수본은 규정상으로 상부 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다. 경찰청장은 구체적·개별적 사건 수사에 관해 국수본부장을 지휘·감독할 수 없다. 

국민 생명이나 공공안전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중요 사건만 예외적으로 국수본부장을 통해 지휘·감독할 수 있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휘권을 갖지만 국수본은 행안부 장관의 관여가 금지돼 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과 경찰개혁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구조적으로 수사 절차에 대한 적법성, 수사 내용에 대한 적정성을 담보해 주던 검찰이라는 장치가 약화된 셈”이라며 “경찰 수사가 미진하거나 부적정하게 처리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 장관이나 경찰청장이 국민적 관심이 있는 특정 사건에 대해 관여하면서 수사의 독립성이나 객관성을 해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라고 했다.

국수본 수사의 독립성을 보장하면서도 권한 남용을 막을, 독립적인 외부 통제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청 소속이 아닌 경찰 민원 고충처리위원회 등을 설치해 경찰 비위뿐만 아니라 수사나 경찰 직무 집행에 대한 모든 민원을 외부에서 독립적으로 조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예전엔 검찰의 수사권과 재수사권이 있어서 필터링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있었는데, 그게 없어지면 경찰의 사건 암장이나 비리·부정 발생 시 구제 방법이 없어진다”며 “영국의 경찰행위독립조사국(IOPC)이나 미국의 민간인 소청 심사위원회처럼 외부 통제 기구가 경찰의 모든 비리나 불만을 심의·의결하도록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형소법 개정에 맞춰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조직 개편과 후속 준비에도 착수했다. 핵심은 수사 인력 확충에 맞춰져 있다. 우선 기동대 정원을 10%가량을 수사 관련 부서에 배치하고 관계부처와 추가 증원을 협의하고 있다. 

경찰은 올해 하반기 인사에 맞춰 비수사부서의 한시적 인력 조정을 통해 수사 부서에 2000여명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기동대 인력 중 수사 업무 경험이 있는 인력이 많지 않아 단기간에 수사 역량을 갖추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기동대 인원을 바로 수사 부서에 투입해선 안 된다”며 “수사 실무를 단기간에 집중 훈련·교육하는 속성 과정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 인력 증원만으로는 수사 품질 향상을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양홍석 변호사는 “현재 경찰 수사 인력 3만8000명에 1000~2000명을 더한다고 큰 차이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경찰의 사건 처리 시스템과 인사 구조, 보상 체계 등이 엉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 수사 인력이 2만여명에서 그간 크게 늘었는데 수사 속도나 질이 좋아지지 않았다”고 했다.

지역별 수사 역량 편차도 경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 수도권이나 시·도경찰청 광역수사단보다 수사 경험이 부족한 각 지방 일선 경찰서의 경찰관이 복잡한 사건을 맡는 상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력 확충뿐 아니라 전문수사관 양성, 교육·인사제도 개선 등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양 변호사는 “수도권과 지방의 수사 역량 양극화는 중앙집권형 국가경찰 체계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며 “교육 훈련을 위한 예산·조직 등 투입이 달라져야 수사관들 역량이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윤호 교수는 “지역 간 수사 격차를 줄이기 위해 승진을 조건으로 한 지방 순회 근무도 고려해볼 만하다”며 “수사 경험 많은 이들을 승진 시켜 지방으로 보내 지방 경찰관들에게 수사 경험을 전수하고, 지역 치안 수요 특성에 맞는 경찰 조직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중수청과 역할을 분담하며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등 관계를 설정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사건의 성격이나 범죄 혐의에 따라 수사 주체에 관한 판단이 엇갈리거나, 서로 사건을 떠넘기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경찰은 중수청과 원활한 공조를 위해 모든 수사 과정을 기록에 남기고 단계별 사건 통지를 내실화하여 수사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임준태 교수는 “먼저 사건을 인지해 수사 착수한 기관에 우선권을 주고, 자율적으로 판단해 수사를 종결하거나 넘기게 해야 한다”며 “강제로 (수사권을) 가져가면 서로 협조를 못하기 때문에 (관련 규정을) ‘이첩해야 한다’가 아니라 ‘이첩할 수 있다’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내부 자정 능력 강화를 위한 대책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경찰은 이번달부터 경찰관이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 등 가족 관련 사건 수사를 맡지 못하게 하는 ‘상피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시·도경찰청의 감사·감찰을 총괄하는 청문감사인권담당관 전원을 해당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 출신 인사로 배치해 이해충돌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직 내부의 자정 기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40명 규모의 ‘중요직무범죄수사대’도 올 하반기 출범한다. 

경찰은 직원 간 사건 문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사건 청탁은 직무 고발을 원칙으로 강력히 조치해 ‘전관예우’와 ‘사건 암장’의 고리를 끊어낸다는 계획이다. 지역 경찰의 유착 우려를 해소하고자 경찰 순환인사 대상도 확대한다.

직계 존비속 대상 상피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장윤기 사건도 직계 존비속이 맡은 사건은 아니었다”라며 “동네 친구나 학교 선후배가 훨씬 많은데 직계 존비속만 상피제를 하면 해당할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부 통제 조직 신설만으로 ‘제 식구 감싸기’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지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이윤호 교수는 “사람과 조직 문화가 그대로 있는데 뭐가 달라지겠나”라며 “중요직무범죄수사대는 기존 청문감사관에서 사실상 이름만 바뀌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직접 관여해 경찰 조직 문화를 현장 위주로 바꾸는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며 “사무를 보는 경찰관들을 일반 공무원으로 바꾸고, 경찰들을 최대한 현장으로 보내면 조직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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