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부흐빈더의 모차르트…기교보다 빛난 거장의 여유
"17일 서울 예술의전당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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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기자 작성일2026-09-19 06:44본문

이신은기자= 80세의 거장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가 모차르트의 세계를 탐구했다. 올해 탄생 270주년을 맞은 작곡가의 피아노 협주곡을 통해 고전주의 음악의 정수를 들려줬다.
기교를 과시하기보다 힘을 덜어낸 타건(打鍵)으로 한 음 한 음의 울림을 살렸고, 오랜 연륜에서 비롯된 여유로움으로 모차르트 음악의 구조와 서정성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루돌프 부흐빈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프로젝트 I'이 열렸다.
베토벤 해석의 권위자로 유명한 연주자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프로젝트에 이어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을 택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작품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7번·23번·21번. 정상급 실내악단으로 꼽히는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와 협연했다.
부흐빈더와 악단은 앞서 2024년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프로젝트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공연은 지휘자 없이 오롯이 부흐빈더와 악단의 합으로 이뤄졌다. 부흐빈더는 피아노 앞에서 때로는 연주로, 때로는 손짓으로 악단을 진두지휘했다. 지난 70년간 그가 쌓아온 음악적 경험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연주자의 몸짓과 시선에 즉각 반응하는 악단에 상호 호흡이 중요한 협주곡의 특성이 강조됐다. 선율로 음의 대화를 주고 받으며 작품을 탐구해 나갔다.
공연 포문은 모차르트가 마지막으로 작곡한 협주곡 27번이 열었다. 관현악의 긴 서주를 경청하다 조심스럽게 눌린 건반의 청아한 소리는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연륜이 담긴 타건은 2악장에서 돋보였다.
느린 선율 사이에 충분한 여백을 두면서 음악에 담긴 쓸쓸한 정서를 이끌어냈다.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절제된 음색과 호흡으로 작품의 내면을 들여다봤다.
피아노와 현악의 유기적인 조화 속에서 삶의 마지막을 앞둔 모차르트의 회고적인 정서가 은은하게 번졌다.
반대로 2악장에서 온몸으로 연주하는 부흐빈더의 선율은 생동감을 자아냈다. 고개로 박자를 타고, 정교한 기교가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부흐빈더가 주제를 제시하자 악단이 이를 받아냈다. 행진곡을 연상시키는 타건에 관악이 웅장함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한편 부흐빈더는 오는 20일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같은 공연장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9번·22번·20번을 차례로 연주할 예정이다. 이로써 연주자의 고전주의 음악 탐구 여정은 지속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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