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받아 월세 내기도 빠듯"…노도강도 月 300만원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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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원기자= 서울 동작구에서 살던 30대 직장인 장모씨는 올해 경기도 광명시의 한 아파트로 이사했지만 주거비 부담에 한숨을 쉬고 있다.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 월세를 선택했지만 매달 빠져나가는 임대료가 만만치 않아서다.
장씨는 월급날이면 가장 먼저 월세를 내고 나면 생활비와 저축에 쓸 돈이 빠듯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전셋값이 너무 올라 목돈을 마련하기도 어려워 월세를 택했는데, 매달 수십만원씩 빠져나가는 돈을 생각하면 내 집 마련은커녕 저축도 쉽지 않다"며 "이렇게 월세를 계속 내다가는 언제쯤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월세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서울 주택 평균 월세가 사상 처음 130만원을 넘어선 가운데 전셋값까지 치솟으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서울에서도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낮은 노원·도봉·강북구까지 고액 월세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종합 평균 월세는 131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등을 포함한 수치다.
서울 주택 평균 월세가 130만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아파트만 놓고 보면 월세 부담은 더 컸다.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4만1000원으로 한 달 전보다 0.91% 상승했다.
자치구별로는 성북구의 아파트 월세 상승률이 1.85%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금천구(1.64%), 노원구(1.57%) 등에서도 월세가 큰 폭으로 올랐다.
전세 물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전셋값까지 뛰면서 월세로 전환하는 임대차 계약이 늘고, 이에 따라 월세 가격도 오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주거비가 저렴한 지역으로 꼽혀온 노원·도봉·강북구에서도 고액 월세 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노원·도봉·강북구에서 체결된 아파트 월세 계약 가운데 월세가 300만원 이상인 거래는 1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건에 불과했다.
지역별로 보면 강북구에서 올해 6건의 고액 월세 계약이 신고돼 가장 많았다. 노원구는 지난해 1건에서 올해 5건으로 늘었고, 도봉구에서도 지난해에는 없었던 월 300만원 이상 거래가 처음 등장했다.
고액 월세 증가는 일부 초고가 주택에 국한된 현상도 아니다. 월 200만원 이상 월세 계약은 노원구에서 지난해 42건에서 올해 68건으로 증가했다.
강북구는 15건에서 69건으로 4배 넘게 늘었고, 도봉구도 6건에서 19건으로 확대됐다.
월세 150만원 이상 거래도 증가세가 뚜렷했다. 노원구는 지난해 234건에서 올해 312건으로 78건 늘었고, 도봉구는 60건에서 113건으로 거의 두 배 증가했다. 강북구 역시 127건에서 188건으로 61건 늘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셋값 상승이 월세 오름세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에 대응해 집주인들이 실거주로 돌아서면서 전월세 매물이 줄어드는 데다 보유세 등 주택 보유 비용이 임대료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전세 매물이 감소하면서 세입자들이 반전세나 월세로 이동하는 것도 월세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질수록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거주 전환에 따른 임대차 물량 감소와 주택 보유 비용의 임대료 전가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전세와 월세가 함께 오르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전월세난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뿐만 아니라 전세와 월세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집값이 오른 데다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주택을 매수하기 어려운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월세는 무주택자에게 사실상 마지막 주거 사다리인 만큼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할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jwwon08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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