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를 어떻게 신고하나" 비위 묵인하는 경찰들
"절반은 솜방망이 징계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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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기자 작성일2026-08-28 08:38본문

김주식기자= 매년 경찰관 수백 명이 비위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음주 운전, 성범죄, 뇌물 수수 등 범죄 유형은 다양하다.
하지만 비위 경찰관에 대한 징계 조치는 경고·주의나 견책·감봉 등에 그치고 있다. 경찰청이 경찰관 비위를 막겠다며 각종 내부 통제 장치를 도입했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적잖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실에 따르면 각종 비위로 기소된 경찰관은 2021년 280명, 2022년 284명, 2023년 291명, 2024년 317명으로 매년 늘었다.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는 317명이 기소됐다. 2021년부터 올해 3월까지 기소된 경찰관은 모두 1489명이다.
그러나 형사 처벌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경찰 내부 징계는 절반 가까이가 경고·주의나 감봉 등 경징계에 그쳤다.
비위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1489명 가운데 징계 처분이 확정된 사람은 1404명이었다. 이 중 410명(29%)은 경고·주의 처분을, 248명(18%)은 견책·감봉 처분을 받았다.
경고·주의는 법률상 징계에 해당하지 않고, 견책·감봉은 경징계로 분류된다. 형사 재판에 넘겨질 정도의 비위를 저질러도 상당수가 비교적 가벼운 징계에 그치는 셈이다.
경찰이 경찰관 비위를 막겠다며 마련한 내부 통제 장치를 두고도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경찰은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수사의 공정성을 높이겠다며 2020년 ‘직원 간 사건 문의 금지’ 제도를 도입했다.
경찰관이 사적인 친분이 있는 다른 경찰관에게 사건 진행 상황을 묻거나 청탁하는 행위를 막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를 위반했다며 청탁신문고에 들어온 신고는 2024년 5건, 지난해 3건에 그쳤다.
경찰은 이달 초 동료 비위를 신고한 경찰관에 대해 징계 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제해주는 ‘내부 고발 면책 제도’도 도입했다.
하지만 경찰관들 사이에선 “동료를 신고하기 어려운 조직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불거진 서울 강남경찰서 사건 무마 혐의가 대표적이다.
방송인 A씨 사건을 수사했던 강남서 수사팀장 송모 경감은 후배 경찰관에게 “사건을 빨리 종결하라”며 종용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송 경감의 동료들에게 왜 ‘사건 문의 금지’ 위반으로 신고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다 아는 사이인데 어떻게 신고하느냐’고 하더라”고 했다.
이 때문에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 불신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에 따르면 경찰 담당 수사관을 바꿔달라는 ‘수사관 기피 신청’은 2023년 이후 매년 5000건 넘게 접수됐다. 수사 태도에 대한 불만이나 수사가 미진하다는 이유가 많았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내부적으로 비위 징계를 강화하거나 신원 노출 우려 없이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sik081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