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인력 확보’ 경찰 ‘신뢰 회복’… 공소청은 ‘존재 이유’ 증명해야 v
"중수청 간부급 검사 모집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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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기자 작성일2026-08-14 10:36본문
김상배기자= 78년간 유지돼온 검·경 중심의 형사사법체계가 오는 10월 2일부터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경찰이 수사를 담당하고 공소청이 기소·공소유지를 전담하는 구조로 전면 재편된다.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 입법의 결과다.
중수청과 경찰, 공소청 세 기관은 새로운 제도 시행을 13일 기준 50일 앞둔 상황에서 저마다 다른 과제를 안고 있다.
대형 특별수사 등 그간 검찰이 맡았던 주요 수사를 담당하게 될 중수청은 수사력을 담보하기 위한 검찰 우수 수사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명실상부 최대 수사기관으로 부상한 경찰은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 국면에서 터진 ‘장윤기 사건 부실·유착 수사 논란’으로 훼손된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수사권을 박탈당하며 기능이 쪼그라든 공소청은 남은 기소권을 통한 양대 수사기관 견제·감시로 존재이유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세 기관 중 가장 관심을 받는 기관은 단연 신설될 중수청이다. 2874명 규모로 꾸려질 중수청은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외환(국가보호범죄), 사이버범죄, 법왜곡죄 등 7대 범죄를 수사하게 된다. 중수청법에 명시되지 않은 일반 형사사건은 수사하지 않는다.
중수청의 성패는 결국 수사 역량을 갖춘 검사와 검찰 수사관, 경찰을 얼마나 중수청 수사관으로 영입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수청이 맡게 될 특수·경제·공안 수사 성격상 오랫동안 축적된 수사 노하우와 고도의 법리적 판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수사 경험이 풍부한 간부급 검사 모집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지난 12일까지 전국 검찰청을 순회하며 임용 설명회를 진행한 개청단은 차장·부장급 검사들을 영입하기 위해 물밑 유치전을 동시에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에서 인정받는 ‘수사 에이스’ 다수가 중수청에 합류할 경우 현재 중수청 이동에 미온적인 10년 차 미만 평검사들도 따라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한 간부급 검사는 “특별수사·금융수사 등 경험이 풍부한 간부급 검사들이 1순위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이미 개청단의 합류 요청 전화를 받은 인사들 이름이 검찰 내에서 오르내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수도권 검사장은 “우수 인력 확보에 실패한 채 출범하게 되면 중수청은 검사·수사관들의 ‘스펙 쌓기용’ 기관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수청을 이끌 핵심은 서울지방중수청이 될 전망이다. 전체 중수청 인력의 3분의 1이 넘는 1089명이 투입되는데, 현재 전국 검찰청 직접수사 인력이 검사와 수사관을 합쳐 약 700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정부가 사실상 서울지방중수청 수사 역량 확보에 ‘올인’한 것이란 말도 나온다.
이런 중수청과 수사를 놓고 경쟁해야 할 경찰은 수사역량 강화와 ‘장윤기 사태’를 통해 드러난 부실 수사 및 내부 비위 근절이 당면 과제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4일 형소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직후 지휘부 회의를 열고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조직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경찰청은 유 직무대행을 팀장으로 한 ‘개정 형소법 후속조치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현재 경찰 내 수사 관련 인력은 약 3만8000명이다. 경찰은 형소법 개정과 검찰청 폐지에 대비, 하반기 인사를 통해 881명 이상의 수사 인력을 증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경찰관 기동대 인원을 10%가량 감축하고, 경찰 기동대 부대 130개는 유지하되 각 정원을 80명에서 72명으로 줄였다.
장윤기 사태 재발 방지책과 관련해선 다음 달 초부터 경찰관 배우자 및 존비속 사건에 대한 상피 제도를 실시할 계획이다.
전국 시·도경찰청의 수사를 지휘하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역시 개정 형소법에 따른 후속 법령 정비, 수사 절차 개선 등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중수청에 대한 사건 통보 및 이첩 등 업무 분담 관련 내부 검토도 이뤄지고 있다.
다만 경찰 내에서는 신설될 중수청으로 일부 수사 인력이 넘어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간부급 경찰관은 “경찰 내에서도 향후 중수청 수사 경력이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하고 지원하려는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아직까지는 수요 조사나 구체적인 모집안이 나오지 않아 다들 분위기만 살피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검찰청을 대체할 공소청은 10월 이후 구체적인 인력·조직 운영 방안이 여전히 미정인 상태다. 이에 검찰 구성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홍성지청 평검사들은 지난 1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공소청 개청 준비와 설명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선택의 기로에 내몰린 검찰 구성원들에게 향후 공소청이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 계획과 비전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검사 수사권 박탈로 공소청은 공소 제기·유지 업무를 중심으로 조직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기관이 신청한 영장 청구, 보완수사요구, 국가소송, 범죄수익 환수 등 기존 검찰 업무도 그대로 수행하게 된다. 기존 검찰청사를 공소청으로 명칭만 바꿔 사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오는 18일부터 ‘공소청 예행연습’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검찰청은 13일 서울북부지검과 대구서부지청, 마산지청, 논산지청 등 4개청을 ‘공소청 운영모델’ 시범실시 대상청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청은 개정 형소법상 제도인 구속영장청구 전 면담 제도, 사실관계 확인 제도 등을 실시하게 된다. 대검은 “추후 시범청 운영 결과 분석 후 개선·보완 사항을 확인해 공소청 출범 과정에서 국민 권리 보호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향후 검사의 기소권 행사가 지금보다 더 신중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게 된 검사가 기소 여부를 평가하는 데 있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데다 기소권 행사를 통해 양대 수사기관을 통제·견제해야 하는 책임도 부여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요구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간부급 검사는 “이제는 주어진 기소 판단 권한을 가지고 사건과 영장을 세밀하고 엄격하게 볼 수밖에 없다”며 “특히 사전구속영장의 경우 피의사실 소명이 조금이라도 미진하면 검사가 경찰의 영장 신청을 청구하지 않고 반려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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