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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 폭발”…경찰 출동 늘었다, 폭염이 달군 또하나의 폭탄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08-18 08:52 | 159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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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배기자=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는 양극성 장애가 있는 장윤송이(22)씨는 여름마다 증상이 심해져 다른 계절에 비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잦다고 한다. 


감각이 예민해지는 조증 시기엔 더위 때문에 화와 짜증이 늘고, 기분이 가라앉는 울증 기간엔 무더운 공기에 기운이 처져서 우울감이 평소보다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다. 공황 장애도 여름에 더 자주 나타난다. 


장씨는 “덥고 습한 날씨에 땀이 나고 심장이 빠르게 뛰는데, 공황 증상과 비슷해 숨쉬기가 어렵고 공포가 몰려온다”고 했다. 


더위 속 불쑥 찾아오는 공황 발작에 대비하기 위해 장씨는 여름이면 매일 얼음물과 꿀 스틱을 챙겨 다닌다고 전했다.


정신질환 경험을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여름에 질환이 악화한다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한 이용자가 지난달 31일 “여름에 더 우울하고 무기력하다”는 글을 게시하자 사람들은 “더워서 집에만 있으니 몸 상태도 안 좋고 더 예민해진다”, “밤에 더워서 잠을 잘 자지 못하니 낮에도 지친다”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더위로 인한 정신적 어려움은 특정 질환이 있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지난 6월 발표한 ‘폭염에 대한 인식 및 경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폭염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했는지를 묻는 10개 문항 모두에서 ‘경험 있음’이란 응답이 77%를 넘었다. “별다른 이유 없이 기분이 나빠지고 스트레스가 쌓인다”, “무기력해지고 평소보다 일 처리 능력이 떨어진다”, “일 처리가 짜증 나고 성가신다”는 응답은 각각 90%가 넘었다. 


학계에서도 폭염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더위로 외출과 신체활동이 줄어들면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 위험이 커진다”며 “기온이 높고 습할 때 신체 반응이 공황 증상과 비슷해 폭염이 공황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가톨릭대·서울대·부산대 공동 연구팀이 지난 2024년 5월 국제 학술지에 기고한 논문에 따르면 평균 기온이 1℃ 오를수록 우울증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13%, 우울감이 생길 가능성은 24% 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폭염으로 인해 공격성이 높아져 범죄가 늘어난다는 분석도 있다. 예일대·고려대 공동 연구팀이 지난 2024년 2월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201개 지역에서 일평균 기온이 하위 10%일 때보다 상위 30%일 때 폭력 범죄 위험이 11% 높았다. 폭행과 가정폭력 위험도 각각 12% 높게 나타났다.


실제 범죄 통계에서도 여름철이 포함된 3분기에 범죄가 늘어나는 경향이 확인된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범죄 건수가 1분기 38만6051건, 3분기 45만1278건으로 3분기가 약 20% 더 많았다. 


폭력 범죄 건수는 1분기 4만8931건, 3분기 5만7662건으로 약 17% 증가했다. 범죄에 초동 대응하는 지역 경찰은 겨울보다 여름에 사소한 시비에서 비롯된 폭행이 훨씬 많아지는 걸 체감한다고 전했다. 


29년 경력의 금천경찰서 소속 A경감은 “겨울보다 여름에 출동이 40% 정도 더 많은 것 같다. 


덥고 습하니 조금만 스쳐도 더 예민하게 반응해 작은 말다툼이 폭행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폭염을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지역·연령·계층에 맞는 종합적인 대응 마련에 나서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여름철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폭염에 고통 받는 날이 늘어나는 최근의 추세라 이젠 개인의 정신건강과 사회 치안까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 교수는 “폭염과 같은 기후가 정신적으로 악영향을 주는 기후 스트레스는 특히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 그 정도가 달라진다.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면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이라고 했다. 폭염 대응책이 단순 기상 정보 전달을 넘어, 폭염 취약 계층에 대한 적극적 지원으로까지 나아가야 한단 조언이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도 폭염 인식 조사를 발표하며 “정부나 지자체는 폭염을 사회적 위험으로 다루고 정신건강 위협 등 다양한 층위의 위험을 살피는 방향으로 폭염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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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housing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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